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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톡&톡] 상주 여름 돌풍의 원동력, 9기 병장들의 분전

2019년 08월 18일 14:06

신희재 조회 171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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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상주 9기 선수들이 입대했을 때 세간의 시선은 회의적이었다. 역대 기수 중 가장 적은 인원을 뽑아 뎁스가 얇고, 국가대표급 선수들 대다수가 아산을 선택해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그로부터 19개월이 지난 현재, 9기 선수들은 그 어떤 기수도 해내지 못했던 성과를 냈다. 이들은 지난해 K리그 10위로 잔류를 이끈 뒤, 올해는 25라운드까지 K리그 5위를 기록하는 동시에 FA컵 4강 진출을 이끌며 맹활약했다. 덕분에 상주는 3년 만에 상위 스플릿 진출과 사상 첫 FA컵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권태안, 김영빈, 차영환, 백동규, 이태희, 김민우, 이상협, 심동운, 윤빛가람, 조수철, 송수영, 신창무. 총 12명으로 구성된 9기 선수들은 개별적인 스탯만 놓고 봤을 땐 이전 기수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들의 진가는 병장으로 진급한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상주는 여름이 되면 병장 선수들의 전역이 임박하고, 신병 선수들이 팀에 적응 중인 단계이다 보니 어수선한 분위기가 조성되며 흔들렸다. 때문에 김태완 감독 부임 이후 두 시즌 연속 5연패 이상을 기록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9기 선수들은 병장이 되어서도 꾸준한 활약으로 팀의 구심점 역할을 맡았다. 김영빈, 이태희, 윤빛가람은 여전한 기량을 유지하며 중심을 잡아줬고 권태안, 백동규 등 후보에 머물렀던 선수들도 주전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웠다. 또한 송수영, 신창무도 공격에서 조커 역할을 수행하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여기에 지난 제주전에는 그동안 잠잠했던 두 핵심 선수가 맹활약을 펼치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멀티골의 주인공 심동운과 돌아온 주장 김민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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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운의 이번 시즌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11월 인천 원정에서 당한 무릎 부상의 여파가 길었다. 4월 복귀전을 치렀지만 제주전 직전까지 13경기에서 교체 출전에 그쳤고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득점을 기록해야 하는 공격수로써 점점 부담감이 커졌다. 그는 "남모르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과연 내가 예전처럼 다시 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고민이 깊었음을 털어놓았다. 그랬던 그에게 제주전을 앞두고 시즌 첫 K리그 경기 선발 출전 통보라는 희소식이 찾아왔다. 예상치 못했던 소식에 그는 "부상 이후 계속 몸 상태가 온전치 못했다. 그래서 선발에 대한 욕심보다는 후반에 조금씩 뛰면서 컨디션을 올리려 했다. 그런데 선발로 나간다는 말을 듣고 설렜다"라며 그 순간의 기쁨을 떠올렸다.


경기 당일, 그는 박용지와 함께 최전방에 배치되어 초반부터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제주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 결과 1-1로 비기던 전반 40분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상주의 역전골 기회를 만들어냈다. 시즌 첫 득점에 다가선 상황. 그러나 그는 키커 자리를 강상우에게 양보하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지난해 수원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경기에서 졌다. 그 뒤 만회하려고 열심히 뛰다가 크게 다쳤다. 그래서 다시는 상주에서 페널티킥을 차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며 키커를 양보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강상우가 페널티킥을 성공하면서 상주는 전반을 2-1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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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을 무득점으로 마쳤지만 1골의 여유는 심동운에게 기회가 됐다. 후반 들어 제주가 라인을 올리면서 수비 뒷공간에 틈이 생겼다. 그러자 상주의 날카로운 역습이 맹위를 떨쳤고 자연스레 심동운에게도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20분. 심동운의 시즌 첫 득점이 터졌다. 골문 근처에서 이규성의 패스를 받은 뒤 침착하게 마무리해 골망을 갈랐다. 지난해 대구전 이후 무려 323일 만에 터진 득점이었다. 그는 "이규성은 대학교 후배다. 이규성도 올해 첫 도움이라 들었다. 공이 올지 안 올지 긴가민가했었는데 잘 밀어줘서 고맙다. 저는 패스를 잘 줘서 찬 것 밖에 없다"라며 홀가분하게 소감을 밝혔다.


족쇄가 풀린 심동운은 얼마 지나지 않아 멀티골을 작렬했다. 박용지의 헤더를 강력한 왼발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되는 듯했으나 VAR로 번복되며 득점이 인정됐다. 그는 "무조건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아니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비웠다. 그러다 보니까 VAR로 다시 득점이 인정됐다. 오늘 되는 날이구나 싶었다. 특히 부상당한 왼발로 넣었기 때문에 뭉클했다"라며 당시 심정에 대해 털어놓은 뒤 "박용지가 득점을 도와줬는데 저도 남은 경기에서 박용지가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게 도와줄 생각이다"라며 도움을 준 박용지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멀티골로 맹활약을 펼친 심동운의 다음 상대는 공교롭게도 친정팀 포항이다. 다음 달 전역을 앞둔 그에게는 어쩌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대. 하지만 그는 오히려 포항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저는 멀티골로 상승세를 탔다. 포항엔 가서 잘 하면 된다"라며 지금은 상주를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프로 선수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후임들에게 모범이 되어 나중에 병장이 됐을 때 저희 사례를 돌아보고 똑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감독님과 코치님도 저희가 최선을 다해주길 원하고 계시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더 많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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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돌아온 주장 김민우의 활약도 심동운의 멀티골만큼 빛났다. 그는 지난 6월 성남전 이후 왼쪽 허벅지 근육 부분 파열로 4주간 결장했다. 다행히 재활과 치료가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제주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를 수 있었다. 후반 30분 이규성을 대신해 투입된 김민우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차례 위협적인 돌파를 선보였고, 후반 43분엔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슈팅을 기록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이날 그의 포지션이 왼쪽 수비수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였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이는 활약이었다.


이번 시즌 상주의 왼쪽 수비수는 개막전부터 줄곧 김민우였다. 때문에 부동의 주전이었던 그의 4주 결장 소식은 큰 고민거리였다. 어쩔 수 없이 김태완 감독은 7월부터 이민기, 김경중, 강상우를 차례대로 투입해 실험에 돌입했다. 그 결과 경남전 결승골의 주인공 강상우가 낙점됐다. 제주전 선발로 투입된 강상우는 전반에만 멀티골을 터트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김민우 또한 "강상우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지켜보는 입장에서 든든했다. 누가 뛰든지 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선의의 경쟁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도 열심히 준비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복귀전을 치른 주장 김민우에게 이번엔 9기 선수들이 전역을 앞두고도 맹활약을 펼치는 비결에 대해 질문을 건넸다. 그는 "작년부터 손발을 맞추면서 조직적인 부분이 좋아졌다. 또 전지훈련을 통해 보완해야 될 점과 장점을 극대화하는 부분에 대해 훈련을 많이 했다. 그 점이 개막 후 경기를 치르면서 더 좋아졌고 K리그에서 순위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철저한 준비의 결과물이라 밝혔다. 끝으로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제주까지 응원 와주신 상주 원정팬들에게 "항상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그 감사함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관심 가져주시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두 선수의 말처럼, 상주 9기 선수들은 그 어떤 기수보다 뛰어난 집중력을 선보이며 상주의 여름 돌풍을 이끌고 있다. 1달 뒤 이별을 앞두고 있음에도 투지를 불태우는 그들의 모습은 후임 선수들과 많은 축구팬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전역 전까지 단 4경기를 앞둔 상주 9기 선수들이 계속해서 지금의 폼을 유지해 상주를 상위 스플릿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Edited by

상주상무프로축구단 팸 5기 취재 신희재 & 이경희

상주상무프로축구단 팸 5기 포토 이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