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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지역 밀착 사업은 어느 수준인가?

2013년 09월 24일 13:28

김애숙 조회 2014

(베스트 일레븐)

■ 박공원의 축구 현장

프로축구단이 가장 밀접하게 생각해야 할 사업 중 하나는 바로 지역 사회와 긴밀한 협조 관계다. 즉 지역 밀착 사업이다. 지자체·지역민들과 협조는 물론이며 지역 내 경제적 효과 창출, 프로 스포츠를 통한 매력적·혁신적 도시를 만들기 위한 비전 제시에 반드시 필요한 선행 작업이기 때문이다.

출범 30년이 된 K리그는 이 지역 밀착 사업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을까? 그리고 어떤 공헌을 해 왔을까? 흔히 지역 밀착 사업을 함에 있어 프랜차이즈 스타 혹은 프랜차이즈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해 어필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만큼 명분 있는 행동은 하진 못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고아원에 가서 재능을 기부하고 배식을 봉사하는 활동을 하지만 실상 그 횟수가 일년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만치 적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을 시작한 최초의 팀은 2012시즌 대구 FC다. 김재하 사장이 부임한 후 대구는 최대한 연고지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추진하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런데도 그 횟수는 100회 남짓에 불과하다. 지역 밀착 사업의 선두 주자라 볼 수 있는 대구마저 아직 이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은 아직 K리그의 지역 밀착 사업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가까운 일본 J리그는 다르다. 1993년에 첫선을 보인 J리그가 리그 출범 전 가장 중점적으로 살폈던 부분은 바로 여론 조사였다. 각 도시마다 실제 프로축구 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10~25세 연령을 대상으로 앙케이트 조사를 실시해 프로축구단이 지역 사회에 필요한 구실에 대해 물었다. 이는 팬들을 대상으로 지역 밀착 사업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이 앙케이트 조사는 J리그가 축구만 발전시키는 목적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의 첫 발걸음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당연히 J리그가 완벽한 지역 밀착을 할 수 있는데 결정적 원인이 됐다.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한 후 리그를 출범시켜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 과거 프로 구단이 만들어진 배경은 대기업의 이미지 상승과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이었다. 도·시민 구단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긴 했으나 실상은 지역 내 대기업 혹은 중견 기업이 메인 스폰서로 나선 가운데 도·시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구단의 일원으로서 자리매김하기보다는 그저 정치적 이용을 위해 탄생한 경우가 많았다. 이렇다 보니 팬들의 요구와 상관없이 팀이 정치적 도구가 되어 파행을 겪은 게 허다하다. 구단 창단 시 지자체장은 전폭적으로 지원할지 몰라도 지자체장이 바뀔 경우 갑작스레 지원받지 못하고 심지어 지역 사회 내에서 세금만 잡아먹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은 게 K리그의 현실이다. 당연히 지역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미미한 수준이다.

위는 2010년 일본 경제산업성 관동산업성에서 발표한 J리그 팀들이 연고지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나타낸 표다. 경제적 효과가 5억 엔(한화 54억 원)에서 최대 40억 엔(435억 원)에 이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 내 경제 파급 효과는커녕 재정난으로 선수들의 월급마저 주기 힘든 실정인 우리와 달리 이처럼 막대한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관중 유입을 통한 인적 교류 효과를 극대화시켰기 때문이다. 지속적 프로모션을 통해 홈은 물론이며 원정 경기도 직접 관전하는 고정 팬들을 늘렸다. 자연스레 도시간 교류 인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식비·숙박비·교통비 등에서 경제적 효과가 창출된다. 해당 팀이 명문으로 성장할수록 경제적 효과도 정비례할 수밖에 없다.

둘째로 지역 커뮤니티를 통합하고 아이덴티티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이 하나의 팀을 응원함으로써 통합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 프로축구단이 그 구심점 구실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프로축구단이 올바르고 건전하게 성장할수록 팀은 지역의 상징이자 지역민들의 자랑거리로 자리매김한다.

셋째로 지역 브랜드 홍보를 통해 타 지역민을 대상으로 홍보하기 때문이다. J리그는 팀의 존재만으로도 해당 지역을 타 지역에 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지역 특산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효과까지 내도록 하고 있다.

넷째는 지역 상점들을 활성화함은 물론이며 교육 지원 서비스 효과까지 내고 있어서다. 앞서 언급한 도시 간 교류 인구 확충으로 숙박 등은 물론 지역 금융 기관과 연계를 통한 사업도 가능하다. 또 프로팀 보급반 유소년 팀 운영을 통해 연고지 내 어린이들에게서 스포츠를 통한 교육 지원 서비스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구단 내 의무팀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의료비 경감 효과까지도 유도한다.

이런 다양한 노력이 있었기에 J리그가 지금껏 건전한 리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반면 우리는 항상 축구만 우선시했다. 팀 창단 때에도 이 팀이 지역 사회에 얼마나 공헌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그저 "팀을 만들어 주십시오"라는 읍소만 앞섰다. 이런 식으로 팀만 우후죽순으로 생긴다고 해서 축구 저변이 넓어지고 프로축구단이 지역에 제대로 뿌리내릴 순 없다. 축구만 잘하는 팀이 아니라, 축구는 기본이며 지역 사회에도 보탬이 되는 팀이 되어야 한다.

과거 영국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홈 경기를 관전한 적이 있다. 노부부가 휴대폰에 맨체스터 시티 로고가 새겨진 홀더를 끼우는 모습을 보고 "이 팀이 좋으세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그랬더니 "이 팀은 저의 인생이자 가족입니다. 내가 죽는다면 시티 오브 맨체스터에 묻히는 게 작은 소망입니다"라는 답을 들었다. 왜 이 팀이 좋냐고 물었던 내 질문이 우문이라 느껴질 정도로 당시 노부부의 말은 여전히 뇌리에 강하게 새겨져 있다. 지역민에게 구단의 가치는 바로 이런 수준이어야 한다.

글=박공원 칼럼니스트(부산 외국어대학교 겸임 교수. 前 경남 FC 전력강화부장)
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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